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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900점도 벙어리가 되는 곳: 진짜 영어가 시작되는 순간

“물론 전 토익 900점 근처에도 못 갑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전화 영어도 하고 학원도 다녔으니, 회화는 좀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비즈니스 영어는 어느 정도 자신 있었습니다. 메일을 쓰고 업무 회의를 하는 건 완벽하진 않지만 큰 문제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외국 현지에서 마주한 진짜 영어의 벽은 생각보다 훨씬 높고 견고했습니다. 특히 ‘듣기’가 재앙 수준이었죠.

미국식 발음에만 익숙했던 저에게 영국식, 인도식, 이탈리아, 프랑스, 홍콩식 억양이 뒤섞인 글로벌 오피스의 영어는 30%도 채 이해되지 않는 외계어 같았습니다. 1년 반 동안 꿀 먹은 벙어리처럼 지내며 느꼈던 그 참담함과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제 높던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지더군요.

책상 앞 공부가 배신할 때

창피한 마음에 나름대로 처절하게 노력했습니다. 영어 TV 방송을 틀어놓고, 영어 잡지와 책을 읽고, 낯선 Meetup에 나가 외국인들과 대화도 시도해 봤죠. 하지만 혼자 하는 공부는 늘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무력감이 밀려오곤 했습니다.

그러던 제가 영어가 비약적으로 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네이티브 스피커와 진짜 친구’가 된 사건이었죠.

왜 ‘친구’가 최고의 영어 선생님일까?

제가 10년 넘게 몸으로 부딪히며 깨달은 가장 효과적인 영어 향상법은 단연 ‘외국인 친구 사귀기’입니다. 여기엔 단순히 말을 많이 한다는 것 이상의 이유가 있습니다.

  • 정서적 안전망: 친구 사이에는 문법이 틀려도 창피하지 않습니다. 내가 단어를 몰라 쩔쩔매도 친구는 끝까지 기다려 줍니다. 이 ‘심리적 편안함’이 입을 떼게 만듭니다.
  • 살아있는 리스닝: 친구가 애인과의 트러블을 얘기할때는 정말 속사포처럼 얘기하더라구요. 이 내용을 알아 듣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귀가 뚫리는 기적을 경험하게 됩니다.
  • 맥락의 확장: 업무용 단어를 넘어 일상, 취미, 감정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확장되면서 영어가 ‘공부’가 아닌 ‘언어’로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밖으로 나가서 대화의 밀도를 높이세요

우리나라 분들은 토익, 토플 점수가 정말 높습니다. 하지만 유학이나 해외 생활 경험이 없는 분들 중 말을 유창하게 하는 분은 드물죠. 그건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대화의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혼자 리스닝 파일을 듣고 라이팅 연습을 하는 것도 좋지만, 백 번의 혼자 공부보다 한 번의 진짜 대화가 더 강력합니다. 자괴감에 빠져 있을 시간에 밖으로 나가세요. 친구를 사귀고, 부딪히고, 깨지면서 대화의 기회를 늘리는 것만이 ‘참담한 영어’를 ‘당당한 영어’로 바꾸는 유일한 지름길입니다.


Kateko’s Insight

완벽한 문장을 만드느라 시간을 보내지 마세요. 과거형 현재형 과거분사 뭐 이런거 말 할때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서툰 문장이라도 내 진심을 전하려 애쓰는 과정에서 진짜 실력이 자랍니다. 자괴감으로 소심해진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책상 위 교재가 아니라 곁에서 제 말을 기다려준 친구의 미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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