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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함의 표현인가, 무례한 침범인가? : 글로벌 오피스 매너

“어깨 좀 주물러 줄까?”

앗, 제가 한 말이지만, 정말 느끼하게 들리네요. 😱 반성합니다!
한국에서 일할 때, 저는 참 다정한 선배이자 리더가 되고 싶었습니다. 피곤해 보이는 후배의 어깨를 마사지해주고, 개인적인 고민을 묻는 것이 친근함의 표시라고 생각했었죠. 실제로 많은 후배가 저를 찾아와 상담하곤 했으니, 제 방식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홍콩에서의 첫 경험은 제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피곤해 보이는 동료에게 한국에서처럼 어깨를 주물러주겠다고 제안했을 때, 돌아온 건 고마움이 아닌 ‘깜짝 놀란’ 반응이었습니다. 그 찰나의 표정을 보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큰 실수를 했구나.”

선을 넘지 않는 대화: 외모 코멘트가 위험한 이유

한국에서는 “살 빠졌네, 보기 좋다!” 혹은 “얼굴이 탔네, 여행 다녀왔어?”라는 말이 일상적인 인사치레입니다. 하지만 영어권 문화에서 이런 말들은 사적 영역(Private Space)을 침해하는 무례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큽니다.

글로벌 기업이 외모, 체형, 피부색 관련 교육을 반복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인종, 문화, 정체성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내 ‘선의’는 상대의 ‘불쾌함’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살이 빠진 것 같다: “보기 좋다”는 내 의도와 달리, 상대는 건강 문제나 극심한 스트레스, 혹은 식이장애를 겪고 있을지 모릅니다.
  • 얼굴이 까매진 것 같다: 단순한 선텐 질문이라도 피부색 언급은 인종 및 정체성 문제와 연결될 수 있어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 살이 찐 것 같다: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절대 입 밖으로 내어선 안 되는 금기 중의 금기입니다.

칭찬하고 싶다면 ‘아이템’에 집중하세요

외국 생활 10년을 거치며 저만의 안전한 대화법이 생겼습니다. 바로 ‘사람’이 아닌 ‘아이템’을 칭찬하는 것입니다. 상대의 신체 조건이 아닌, 그가 선택한 안목을 칭찬하는 것이죠.

  • Good (의상 중심):
    • “That color looks great on you.” (그 색상이 정말 잘 어울리네요.)
    • “I love your jacket.” (자켓이 정말 멋져요.)
    • “That’s a very sharp outfit.” (오늘 옷차림이 아주 세련되셨네요.)
  • Bad (외모/신체 중심):
    • “You look sexy.” (섹시해 보여요. — 절대 금지)
    • “That makes your body look amazing.” (그 옷을 입으니 몸매가 좋아 보이네요. — 주의)

결국, 존중은 ‘거리’에서 시작됩니다

한국에 돌아와 새로 입사한 분이 직원들의 외모를 품평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친해지려는 노력이었겠지만, 글로벌 스탠다드에 익숙해진 직원들의 표정은 이미 굳어 있었습니다.

친근함은 신체 접촉이나 외모 평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의 사적 영역을 존중하고, 안전한 거리에서 업무적인 신뢰를 쌓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글로벌 리더로서 제가 배운 가장 큰 교훈입니다.


Eunsil’s Insight

외국에서 일을 시작할 때 어떤 대화로 물꼬를 터야 할지 막막하다면, 일단 외모에 대한 언급만 피해도 절반은 성공입니다.

어깨를 내어주는 다정함보다, 상대의 경계를 지켜주는 배려가 더 깊은 신뢰를 만듭니다. ‘나 때는 안 그랬는데’라는 생각 대신, 변화된 시대의 매너를 장착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계속 성장하는 방법입니다.

*친해진 이후에는 서로 어깨 주물러 달라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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