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을 머릿속으로 조립하며 말하던 시절, 제 입술은 늘 마음보다 느렸습니다.”
홍콩 생활 초년기, 영어가 서툴렀던 제게 가장 큰 벽은 ‘시제’였습니다. 과거, 과거완료, 현재완료… 머릿속에선 복잡한 문법 공식이 소용돌이치는데, 정작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엉성하기 짝이 없었죠. 그중에서도 저를 가장 창피하게 만들었던 단어는 바로 ‘Teach’의 과거형이었습니다.
규칙의 함정에 빠진 ‘Teached’
우리는 영어를 배울 때 과거형은 대부분 뒤에 -ed를 붙인다고 배웁니다. 물론 예외의 경우도 같이 외우라고 했었지만, 그걸 저는 다 못 외웠죠. 아무튼, 과거는 -ed를 붙인다는 것만 기억하던 저는, 저는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때마다 자신 있게 외쳤습니다. “You teached me a lot!”
동료들은 처음엔 웃으며 넘겼지만, 반복되는 실수에 결국 조심스럽게 교정해 주더군요. “케이트, ‘Teached’가 아니라 ‘Taught’야.”
창피함은 가장 강력한 학습 도구입니다
알고는 있었죠. 하지만 막상 대화의 흐름 속에 들어가면 뇌보다 입이 먼저 ‘-ed’를 찾아갔습니다. 똑같은 실수를 서너 번 반복하고, 동료들의 눈치를 보며 얼굴이 화끈거렸던 그 순간들.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만큼 창피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지독한 부끄러움이 일종의 ‘충격 요법’이 되었는지, 어느 순간부터는 머리로 생각하기도 전에 입에서 ‘Taught’가 튀어나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제 저에게 ‘Taught’는 과거분사니 불규칙 동사니 하는 문법 용어가 아닙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제 입술 근육에 새겨진 ‘감각’이 되었습니다.
영어를 ‘안다’는 것과 ‘말한다’는 것의 차이
우리는 흔히 문법을 완벽히 ‘알아야’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문법 잘 모르지만 그래도 영어로 말을 합니다. 뇌가 아닌 입으로 말하는 거죠.
‘Teached’라고 틀려보지 않았다면, 저는 결코 ‘Taught’를 제 것으로 만들지 못했을 것입니다. 홍콩에서의 그 소심했던 시간은 단순히 영어를 배우는 과정이 아니라, 틀려도 괜찮다는 용기를 배우고, 부끄러움을 확신으로 바꿔가는 ‘성장의 시간’이었습니다.
Kateko’s Insight
지금 이 순간에도 완벽한 문장을 만드느라 입을 떼지 못하고 계신가요?
마음껏 틀리세요. 그리고 창피해하세요. 그 뜨거운 부끄러움이 당신의 뇌에 가장 깊은 각인을 남길 것입니다. 문법 책을 덮고 현장으로 나가 부딪히는 그 모든 ‘실수’들이, 결국 당신을 가장 자연스러운 영어 구사자로 만들어 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