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스포츠 센터에서는 마감 안내를 할 때 “I will repeat it.”이라고 방송합니다. 이 문장을 들을 때마다, 괜히 거슬립니다. 왜 일까요?
- I will repeat it: “내가 (내 의지로) 반복하겠다”는 선언입니다. 비즈니스 협상에서 상대를 압박하거나, 강력한 경고를 날릴 때 쓰는 톤이죠. “똑바로 들어, 다시 한번 말할 테니까.” 같은 느낌이랄까요?
- Let me repeat it: “제가 다시 한번 말씀드려 볼게요.”라는 뜻으로, 상대가 혹시 놓쳤을까 봐 배려하는 부드러운 뉘앙스입니다.
홍콩 오피스에서 마주한 동료들의 불편한 표정
홍콩에서 일할 때, 저는 의욕에 넘쳐 “I will do it(내가 할게)”, “I will call you tomorrow(내일 전화할게)”라는 표현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동료들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어지곤 했죠.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I will”은 제가 주도권을 쥐고 선포하는 느낌이라, 협업 관계인 동료들에게는 다소 고압적이고 직설적으로 들렸던 것입니다. 반면 “Let me check(제가 한번 확인해 볼게요)”, “Let me handle this(이건 제가 맡아볼게요)”라고 바꾸어 말하기 시작하자, 대화의 온도가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습니다.
책 속의 영어 vs 현실 속의 언어
우리는 학교에서 “Will = ~할 것이다”라고 공식처럼 배웁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현실 비즈니스에서 “Will”은 강한 확신과 고집을 담은 ‘칼’과 같습니다. 반면 “Let me”는 상대의 공간을 존중하며 부드럽게 개입하는 ‘손길’과 같죠.
얼마 전, 한국에서 만난 외국인이 제게 묻더군요.
“어디서 영어를 배웠어? 책에서 배운 것 같진 않은데.”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느껴지더군요. “지금 쓰는 이 어설픈 문장들이 외국인들 귀에는 더 듣기가 좋구나!” 하고 말이죠. 발음이나 문법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의지의 표명(Will)’과 ‘제안의 예의(Let me)’ 그 한 끗 차이였습니다.
Kateko’s Insight
영어를 잘한다는 건 화려한 어휘를 구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발음좋고 어휘력이 풍부하면 좋죠. 하지만,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그런 화려한 보다 내 말의 온도가 상대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인 것 같습니다.
오늘 누군가에게 협조를 구하거나 내 계획을 말해야 한다면, “I will” 대신 “Let me”로 문장을 시작해 보세요. 단어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닫혀 있던 상대의 마음이 열리는 기적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