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이름, 그 첫 관문
해외 이직을 준비하며 제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다름 아닌 영어 이름을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이름으로 불려야 가장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쉽고, 유쾌하면서도 올드해 보이지 않을까?’ 이런 고민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다, 해외에 있는 지인에게서 뜻밖의 책 한 권을 추천받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과 저널리스트 스티븐 더브너가 함께 쓴 베스트셀러, 《괴짜 경제학(Freakonomics)》이었습니다. 이 책은 전통적인 경제학의 틀을 깨고 일상생활 속 의외의 주제들을 경제학적 사고방식으로 파헤치는 물건이었죠. 범죄, 교육, 부정행위, 인센티브, 그리고 ‘이름’ 같은 주제를 다루며 인간 행동의 숨겨진 동기를 낱낱이 보여주더군요.
이름 속에 숨겨진 비밀, 그리고 ‘Kate’
특히 제 눈길을 사로잡았던 부분은, 이름에는 계급과 문화의 ‘트렌드’가 존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심지어 똑같은 이력서를 돌려도, ‘Emily’나 ‘Greg’ 같은 이름보다 흑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Lakisha’나 ‘Jamal’인 경우 면접 기회를 덜 받는다는 연구 결과까지 있다는 겁니다. 물론, 레빗은 이름 그 자체보다는 이름을 지은 사람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더 본질적인 문제라고 강조했지만요.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름 선정에 더욱 신경이 쓰였습니다. 2010년에서 2030년대에 유행할 이름들 중에서 저를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이름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번 소리 내어 불러보고, 외우기 쉽고 밝은 이미지를 떠올리며 고심 끝에 선택한 이름은 바로 **’Kate’**였습니다.
그래, 이 새로운 이름으로 인생 제 2막을 힘차게 시작해보자고 다짐했습니다.